girl issue

지금 모습 그대로
타투이스트 푼타

보여지는 게 중요한 세상에서 자신의 확고한 주관을 갖고 걸어가는
그녀를 만났다.

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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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이스트 푼타는 여성 타투이스트들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펠리스 잉크의 시작이 됐다. 그의 새해 소망은 좀 더 많은 여성이 타투를 받는 것! 

타투이스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
미술 전공이다 보니 관련해 다양한 것을 배웠다. 타투 역시 동네 타투숍에서 가벼운 맘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책임지고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편견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부모님께는 내 직업을 털어놓는 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긴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직업에 대한 편견보다는 사람 몸에 흔적을 남기는 작업을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가 더 고민이었다. 한국에서는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연령에 따른 격차가 크다 보니 수요 자체가 많지 않기도 하고. 

펠리스 잉크의 시작
일 년 전쯤 SNS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여성 타투이스트에게 같이 작업실을 쓰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세 명이 모였다. 국내 타투 문화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 의미 있는 걸 해봐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지금의 ‘퀴어 프렌들리 페미니스트 타투이스트’라는 팀의 정체성을 갖게 됐다. 현재 6~7명 정도가 함께한다. 

어떤 문제의식을 느꼈나?
제대로 법제화되지 않다 보니 배우는 과정이 중구난방인 것, 소위 ‘조폭 문화’에서 비롯한 과시적 타투 문화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여성 타투어(타투를 한 여성)를 향한 인식이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도 이태원·홍대 지역만 벗어나도 여성은 타투를 드러내는 데 위협을 느끼며, 인터넷 상에 여성 타투어에 대한 성희롱이나 모욕, 안 좋은 시선 역시 매우 빈번하게 존재한다. 구글에 여성, 타투를 함께 검색하면 알 거다. 여성 타투이스트한테 성희롱 카톡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퀴어 프렌들리’와 ‘페미니스트’라는 그룹의 정체성을 내세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뭘까?
손님들에게 일종의 ‘안전지대’라는 표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손님들에게 굳이 우리를 찾는 이유를 물으면 페미니스트 레터링을 하고 싶은데 다른 숍에 갔다가 이상한 취급을 받을까 봐 걱정됐다는 사람, 탈의의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던 사람, 불쾌한 질문을 받을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특히 퀴어들은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상처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여자분인데 왜 이렇게 머리를 짧게 자르세요?’ 같은 것. 이런 것에서 안전하다고 보장해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펠리스 잉크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손님들 중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존재하나?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여성의 경우에는 잘 안 보이는 곳에, 작게 해달라는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관해 유의미한 통계를 만들고 싶어서 설문조사를 할 계획도 있다. 

한 팀이지만 타투 스타일은 각자 다를 것 같다
최근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멤버 중 누군가는 귀여운 캐릭터 작업을 하고, 어떤 사람은 컬러 작업에 강하다. 나는 라인 워크 쪽을 주로 하는 편인데 개인 작업과는 별개로 레터링이나 페미니스트나 퀴어 관련 심벌, 혹은 레터링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가격을 할인해준다거나 하는 식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여성이 타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은?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세미콜론 타투는 내가 자주 하는 작업 중 하나다.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과 연대한다는 의미로 해외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나 역시 현재 치료받는 중이기도 하고. 

펠리스 잉크의 초기와 지금을 비교해 변화를 느끼나?
처음에는 정말 함께 작업할 사람과, 작업할 곳이 필요해 시작한 일이었다. 마초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타투에서 여성 타투이스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 지금은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 우리를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났다. 지금은 90% 이상이 여성 혹은 퀴어인데, 이런 공간이 있어 너무 좋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겐 매우 큰 의미다. 

2018년 기대하는 것
어느 분야에나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꾸 이야기를 하면서 분명히 달라지는 게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펠리스 잉크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런 변화와 힘을 더 느끼기도 했다. 올해 멤버 모두가 함께 사용할 작업실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CREDIT

  • 에디터이마루
  • 사진김상곤
  • 스타일리스트양유리
  • 디자인구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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