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우리 서점에서
놀아요

서점에서 책만 사는 거 아니잖아요. 함께 토론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작가도 만나고 얼마나 할 게 많게요.

속깊은 독서 친구, 밤의 서점 
연희동의 작은 골목 안, 자정 넘어 홀로 책을 펼치는 가장 사적인 시간이 재현되는 ‘밤의 서점’이 있다. 언제 찾아와도 아늑한 밤처럼 스스로에게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랐다는 김미정 점장. 그래서 서가에도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 주를 이룬다. 힘들 때마다 책에서 위로를 받았던 두 점장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일명 폭풍의 점장과 밤의 점장, 두 명이 공동 운영 중이며 서로 다른 스타일의 책이 공존해 서가를 풍성하게 채운다.) VIP 고객이 대부분 동네 주민이며,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밤의 서점에서 꼭 책을 사고 싶다고 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밤의 서점은 월 1회 ‘밤의 북클럽’이라는 독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미리 선정한 책을 읽고 참석하는 것으로 카프카의 ‘소송’ ‘랩걸’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카뮈의 희곡 ‘오해’를 낭독했다. “나희덕 시인의 낭독회에서 함께 시를 읽고 눈물 흘리는 독자도 있었어요.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 주로 찾아오기에 더 쉽게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요.” 따로 또 같이,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면서 ‘밤의 서점’의 밤이 깊어만 간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 309-51 문의 화~금요일 오후 5~ 10시, 월요일 오후 7~10시

단단하게 여문 땅콩문고
날씨 좋은 주말, <어린이 책 읽는 법> 강연을 듣기 위해 10여 명의 독자가 빼곡히 서점을 채웠다. 파주까지 찾아와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들로 서점은 활기를 띠었다. 땅콩문고는 인문· 교양서 전문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주 고객인 동네 주민의 독서 형태를 반영해 지금은 문학, 어린이 서적 등을 고루 판매 중이다. 굳이 서점을 찾아 멀리 가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하지 않아도 되게끔 ‘책 심부름꾼’ 역할도 하는 것. 매장 한쪽에 주문한 책을 찾아갈 수 있는 사물함이 따로 있는데, 손으로 쓴 이름표가 붙어 있는 모습이 정겹다. 과거 어린이 책 편집자로 근무했던 조형희 대표는 지금까지 열린 행사 중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쓴 김효은 작가와의 만남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작가님은 책이 만들어진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독자들이 깊이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죠. 단순히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고요.” 앞으로 다른 동네 서점 주인, 1인 출판사 대표와의 만남 등을 추진해볼 계획. 자연스레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속이 꽉 찬 땅콩문고가 될 테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꽃아마길 35 문의 010-4096-5747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일요일 휴무) 

풍류와 교류의 책, 보안책방 
1942년에 지어져 한국 최초의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이 탄생한 곳, 보안여관의 역사와 정체성은 일상다반사, 한권서점, 보안스테이, 보안책방이 들어선 새로운 건물 ‘보안1942’에 그대로 이어진다. 지하 2층에 자리한 보안책방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책을 읽었던 것처럼 술과 책이 공존한다. 풍류를 담는 그릇이 달라졌을 뿐 의미는 같다. 풍류를 즐기고 교류가 시작되는 거점으로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보안책방은 전시 미술 기획자였던 강영희 씨의 개인의 취향과 생활 밀착형 예술을 소개해온 보안여관의 정체성이 섞여 있다. ‘탐닉과 중독’ ‘폐허와 회복’ 등 작품을 큐레이션하듯 책을 배치하는 것이 그 예다. 이질적인 책이 함께 놓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안책방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3시에 ‘목차’가 열린다. 최성우 대표의 주최 아래 장르의 경계 없이 다양한 사람이 찾아와 준비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하거나 앞으로 하고 싶은 전시를 설명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더욱 친밀한 교류를 위해 ‘해 질 녘 독서모임’도 천천히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33 문의 02-720-8409 

함께 읽어서 책 속으로, 북티크 
북티크는 서점이라는 단어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이 벌어진다. 카페, 펍, 강연장 등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서점 복합 공간으로 서교점과 논현점 두 곳이 있다. 독서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독자가 직접 추천하는 ‘독자 추천 목록’ 책의 비중이 높고, 신간과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서가를 채웠다. 정기적으로 운영 중인 행사도 읽기에 집중한다. 매주 금요일 밤샘 독서와 새벽의 북 토크가 진행되는 ‘심야 서점’과 4주 동안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챌린지 독서 모임’이 바로 그것. ‘안녕하신가영의 책 듣는 밤’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한 음악과 북 토크, 낭독이 어우러진 행사는 특히 참석자들이 호응이 좋았다. 서점마다 제각각 개성 있고 전문성을 갖춘 행사를 진행해 동네 서점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 박종원 대표는 ‘북티크 작가 인사이드’라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했다. 기존 강연 형식에서 벗어난 작가와의 만남으로 수제 맥주를 마시며 작가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 대화를 나눌 예정. 9월에는 다양한 심야 서점 프로그램, 북 플리 마켓 등 이벤트가 열릴 계획이니 책 그 이상을 즐기고 싶을 때 북티크로 향하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88 문의 02-6204-4772

CREDIT

  • 에디터고현경
  • 사진김태종
  • 디자인구예솔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 편집하여 올릴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