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i travel

여행의 취향 II

물건은 그 사람의 취향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다. 어디를 가도 좋아하는 물건을 잊지 않고 사오는 이들에게 물었다.

CITY IN THE
SNOWBALL

  • MD가 발달한 일본은 스노볼의 천국! 봄의 오사카 성을 담은 스노볼. MD가 발달한 일본은 스노볼의 천국! 봄의 오사카 성을 담은 스노볼.

어디든 랜드마크는 있게 마련. 랜드마크를 담은 스노볼과 함께 돌아오면, 그 여행이 계속되는 느낌이다. 김기재 드라마 프로듀서 


1 7년 전 30일간 유럽 13개국 배낭여행을 했다. 짧게 머무는 나라가 많았는데, 이 풍경을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곳의 랜드마크가 담긴 스노볼을 모으기 시작했다.
2 지역색이 분명한 상징물을 담은, 유리볼을 지탱하는 지지대에 지역명이 명확히 쓰여 있는 스노볼을 선호한다. 파리에서 에펠탑 스노볼을 사는 건 식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한데 모아놓았을 때 결국 가장 예쁘다.
3 앙코르와트에서 산 스노볼이 가방 속에서 깨졌다. 보존을 위해 잠정적으로 앙코르와트를 폐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막연한 아쉬움에 유리 조각을 떼어내고 진열해두었다.
4 약 30개 이상의 나라와 도시에서 스노볼을 수집했다. 우리나라의 랜드마크가 담긴 스노볼이 없는 게 늘 아쉬웠는데 작년 인사동과 남산에서 광화문, N서울타워가 담긴 스노볼을 손에 넣었고, 올해는 제주도에서 한라산 스노볼을 발견했다.
5 대부분의 대형 기념품 숍에서 판매한다.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타바코 숍이나 매점에서 팔기도 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대형 마트나 공항, 랜드마크가 있는 지역 매표소 앞 노점 가판대가 쇼핑 스폿이다. 

PENCIL
EVERYWHERE

  • 느릿한 여행이 어울리는 체코는 연필을 사기 좋은 여행지. 느릿한 여행이 어울리는 체코는 연필을 사기 좋은 여행지.

전시회장이나 미술관에 다니며 그림 보기를 좋아한다. 책 읽다가 마음을 흔드는 문장을 연습장에 연필로 옮겨 쓰는 것 또한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이 문장 역시 지금 연필로 쓰고 있다. 박경이 작가 

 
연필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처음에는 쓰기 위해 예쁜 연필을 사곤 했다. ‘탐심’이 폭발해 쓰지 않는 연필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6년 전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부터. 언어와 미술관을 함축한 대체물인 연필이 어떤 상징처럼 느껴졌다.
2 고른다 할 게 없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두세 종류 이상의 연필을 보지 못했기 때문. 부피나 면이랄 게 없이 가늘고 긴 연필은 자세히 보면 놀랍다. 원형에서 육면체의 좁은 면에 미술관의 대략적 특성이나 대표작을 담으면서 로고까지 넣어야 하니까. 볼수록 참 특별한 물건이다.
3 여행 중 젓가락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 자꾸 연필로 눈이 가기에 아예 꺼내지 못하도록 깊숙이 넣어둔 기억. 얼마 전 취리히 국립미술관에서 시간이 너무 없어 손에 들고 있던 연필 두 자루를 도로 놓고 나왔는데 아직도 눈에 밞힌다.
4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의 에곤실레 박물관에서 산 연필.
5 방문하는 모든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기념품 가게. 사진에는 없지만 스위스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파리 루브르, 로뎅, 오랑주리, 오르세, 들라크루아, 피카소, 퐁피두센터 등 여행 중인 지금도 연필을 모은다. 판테온에서도 연필을 샀다. 그곳에 잠든 에밀 졸라와 빅토르 위고를 기억하기 위해. 

CREDIT

  • 에디터이마루
  • 사진박재용
  • 디자인구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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